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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기행
뜰에서 목욕을 하며 더위를 식혀야 했다.
복날은 쇠[金]로 보아 불로 쇠를 억누름으
여름밤은 짧기는 하나 무덥고 모기, 빈
로써 더위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대, 벼룩에 시달려야만 했다. 저녁밥을 지
무더운 복날에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
어먹은 온돌방에서는 도저히 잘 수가 없다.
어 더위를 물리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당이나 뜰에 자리를 깔고 쉬었는
개장국은 먼저 고기를 푹 고아서 국물을
데, 이때 옛사람들의 지혜인 평상(平床)을
만든 다음에 먹기 직전에 따로 준비해 둔
놓았던 것이다. 땅에서 오르는 습기를 피하
양념으로 간을 한다. 고기는 따로 건져서
기 위해 지상으로 한 두자 높이로 설치했
찢어 먹는다. 양념은 고춧가루, 다진 마늘,
다. 평상의 바닥은 발을 엮은 듯이 엉성한
볶은 들깨 등을 혼합하여 만든다. 지방에
나무를 대었기 때문에 통풍이 되어서 시원
따라 된장을 풀기도 하고 죽순이나 미나리,
했다. 사람들은 평상에서 쉬고 자고 하다가
생강 따위를 넣기도 한다.
한밤중이 되어서 이슬이 내리기 전에 방에
땀구멍이 없이도 여름더위를 견디어 내
들어가서 자는 일이 많았다.
는 개의 강인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더위를
또 여름철에 옛 사람들은 죽부인(竹夫
이기는 식이요법으로 보신탕을 첫째로 쳤
人)을 옆에 두었다. 덮은 이불이나 홑이불
다. 여름에 찬 것은 오히려 위와 장을 상하
이 몸에 닿으면 덥기 때문에 밀착하는 것
게 하기 쉽지만 뜨거운 국은 먹기에는 고
을 막기 위해서 죽부인이 개발된 것이다.
역이나 몸에는 도움이 된다는 적극적인 피
죽부인은 대나무를 엮어서 만들었기 때문
서법이라 말할 수 있다. 옛날에는 개를 잡
에 속이 공동(空洞)이어서 바람이 잘 소통
을 때 몽둥이로 때려서 잡았기 때문에 사
되어 시원하게 껴안고 잘 수가 있다. 죽부
정없이 마구 구타하는 것을 복날 개 잡는
인은 이미 고려시대의 문헌에도 나타난 것
데 비유해서 속담이 등장한 것이다.
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은 공예품으로 피서
복중에 더위를 이기는 음식으로 삼계탕
를 즐기는 지혜를 일찍부터 갖고 있었다.
도 즐겨 먹었다. 닭을 잡아 내장을 꺼내고
속담에 “복날 개 패듯 한다”는 말이 있
찹쌀, 인삼, 대추를 넣어서 통째로 고아 삼
거니와 무더운 복중에 개를 잡아 탕을 해
계탕을 만든다. 요즈음의 현대인들도 즐겨
서 먹는 것은 오래된 우리나라의 풍속이다.
찾는 삼계탕은 어린 병아리로 만든다고 해
더위를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결하는
서 ‘영계백숙’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 닭으
이열치열(以熱治熱)의 피서방법인 것이다.
로 죽을 쑤어서 닭죽을 만들어 먹기도 하
사실 더위에 뜨거운 국을 먹는 것은 고역
는데 자양분이 많아서 더위를 이기기에 알
이었으나 그 방법이 몸을 보하고 더위를
맞은 음식이다. 또한 복날에 팥죽을 먹는
이긴다고 개장국을 보신탕(補身湯)이라 부
풍속이 있는데 팥의 색깔이 붉기 때문에
르게 되었다.
악귀를 물리칠 수 있고 여름에 흔히 있는
예전부터 우리의 선조들은 음양오행설에
잔병을 없애고 정한 가운데 건강하게 지내
따라 개고기를 더운 성질의 불[火]로 보고
려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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