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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빛… 고려청자의 강진
흐르는 탐진강의 본줄기와 만난 뒤에 곧
이곳에서 백성들의 피폐한 삶과 수령들의
다시 강진 땅으로 되돌아 나와 군동면 일
학정을 직접 보고 느끼며 부조리함의 실체
대의 너른 들을 적시며 강진만으로 흘러든
를 파악했다. 다산은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
다. 이 군은 논과 밭이 너를 뿐만이 아니라
로 학문에 몰두해 실학사상을 포괄적으로
논 넓이가 밭 넓이의 세곱이나 된다. 따라
집대성한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
서 이곳에서는 한 해 쌀 농사의 잘잘못이
세유표》등 500여권의 방대한 저서를 남겼
곧바로 그 해 농사의 성패로 이어질 수밖
에 없다.
다산초당은 빛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밭작물에서 소개할
울창하게 드리운 나무숲 사이에 은근하게
만한 것으로 딸기가 있다. 청정지역에서 재
자리잡고 있다. 다 무너져 내린 초당을
배되는 강진 딸기는 다른 지방의 것보다
1958년에 다산유적보존회가 재건하여 지금
훨씬 더 클 뿐만이 아니라 빛깔, 당도, 향
은 제법 큰 기와집이 되어 있다. 그 뜨락에
기가 풍부하여 가락동 청과물시장에서는
는 옛날에는 물고기가 헤엄쳐 다녔을 법한
이것이 다 팔리고 난 뒤라야 딴 곳의 딸기
연못과 정약용이 차를 끓여 마셨다고 알려
가 팔린다고 한다. 또한 고급 한우고기인
진 반석이 그대로 놓여 있어 운치를 더해
맥우(麥雨)도 강진의 특산품으로 꼽힌다.
준다. 그리고 서쪽에는 귀양살이의 애로를
알콜과 두충잎 등의 한약재 혼합사료를 사
달래며 해서체로 정석(丁石)이라고 새겨
용해 육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강진맥우’
놓은 바위가 있다.
는 서울의 유명백화점에 독점 공급되고 있
다산은 모함으로 쫓겨나 가족, 친지와 이
별하고 20여 년 동안 서러운 귀양살이를
강진만을 끼고 있는 청정의 해안 지방에
하면서 그 외로움과 그리움을 실학사상의
서는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다른 한편
연구와 저술로 승화해 낸 것이다. 정약용이
으로는 김, 미역, 다시마, 굴, 바지락, 대합
비록 강진 사람이 아니기는 하나 그의 학
같은 것을 양식하거나 은어, 숭어, 농어, 짱
문적 체계를 세웠던 이곳을 강진 사람들은
뚱어, 가오리 같은 바닷고기를 잡거나 하여
큰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소득을 올리고 있다.
강진은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는 시
강진만 구강포를 지나 도암면 귤동마을
로 잘 알려진 시인 김윤식의 고향이다. 강
을 통과해 오솔길을 따라 산으로 오르면
진읍 탑동에는 영랑 김윤식이 살던 집이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되었던 다산초당
아직도 남아 있다. 집 울타리에는 굵고 키
을 만날 수 있다. 다산은 그를 총애하던 정
가 큰 해묵은 동백이 몇 그루 줄지어 서
조가 죽자 신유교난에 휘말려 강진으로 유
있고, 넓은 뜰에는 은행나무와 유자나무,
배되었다. 다산은 18년간의 유배생활 중 10
배롱나무가 싱싱하게 가지를 뻗고 자란다.
여 년을 이 다산 초당에서 기거했다. 그는
그러나 집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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