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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행
한려수도(閑麗水道)의 봄
강 욱
자유기고가
한반도의 남단 중간지점인 여수반도의
지 않았다. 그러나 식민지 시대에 들어 와
남쪽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여수시는 천혜
서 여수는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만주
의 아름다운 항구다. 여수항은 소백산맥이
땅을 침략하려던 제국주의 일본은 전쟁에
여릿한 산세를 끼쳐 일으킨 높이가 219 미
필요한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이곳에 새로
터인 종고산을 뒤쪽에 두고, 맑고 푸른 남
운 항구를 개발했다.
해의 바닷물을 굽어보고 있다. 이 맑고 푸
그들은 1930년에 송정리에서부터 여수항
른 바닷물이 바로 이 나라에서 가장 수려
까지 160 킬로미터의 철도를 놓아 불편한
한 경관을 지닌 뱃길인 한려수도에 이어지
교통조건을 극복하고 남항과 북항을 근대
며 오동도, 돌산도, 금오도, 남해도 같은 아
항구로 개발하였다. 그리하여 여수시와 일
름다운 섬을 품고 있어 경치가 빼어나다.
본의 나가사끼 사이에는 날마다 사람과 물
이런 여러 섬 중에서도 동백 숲과 시누대
자를 가득 실은 연락선이 오갔고 일본 사
숲이 온 섬을 뒤덮을 만큼 울울한 오동도
람이 적지 않게 이곳에 들어와 살았다. 또
의 아름다운 경치는 그 이름이 널리 알려
여수시 일대의 바다에서 잡히는 갖가지 해
져 있다.
산물이 모두 이 항구에 부려졌다가 전라선
내륙지방과 이어지는 여수의 서북쪽에는
열차에 실려 광주나 서울로 나갔고 그에
고락산, 장군산, 호암산, 마래산 같은 여러
따라 여수항은 사람과 물자와 돈이 흔한
산이 가로막아 이곳은 예로부터 교통 사정
곳이 되었다.
이 매우 불편했다. 따라서 여수시의 땅은
여수 앞 바다는 한겨울에도 수온이 영하
조선시대 말기까지도 돛단배 몇 채가 오락
로 내려가지 않고, 물깊이도 이삼백 미터쯤
가락 하는 조용하고도 한적한 어촌에 지나
으로 깊을 뿐더러 항만이 넓어서 항구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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