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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행
에서 발원한 수옥폭포와 상천 등 수많은
오늘에 와서 문경새재는 그 아래쪽의 이
비경을 이루고 계속 충주의 탄금대까지 흘
화령에 뚫린 찻길 때문에 그다지 쓸모가
러가 남한강을 만난다.
없게 되었지만, 예전에는 단양군의 죽령과
청천면 화양리에는 조선시대의 큰 유학
영동군의 추풍령과 함께 소백산맥을 넘나
자 송시열을 받들고 제사지내던 화양서원
드는 세 고개 중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히던
이 있었다. 이 화양서원은 거기에 딸린 만
고개였다. 경상북도의 문경시와 이곳의 연
동묘로 더욱더 이름이 높던 곳이었다. 지금
풍면을 잇는 삼십리 고갯길은 충주로 해서
은 그 사실을 알려주는 비석만이 외롭게
다시 서울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따
서 있을 뿐이지만 17세기말에는 만동묘를
라서 저 멀리 고구려 시대의 온달장군이나
등에 업은 이 서원이 나라 안에서 가장
조선시대의 신립장군도 이 고개에 진을 쳤
‘힘’을 자랑하는 서원으로 군림했다. 화양서
듯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원은 훗날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없어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는 추풍령의 구
졌다.
실이 커짐과 함께 점차 잊혀져만 갔다. 그
괴산의 문화적 품격은 연풍향교, 괴산향
러던 것이 지닌 70년대에 묻혀있는 문화유
교, 청안향교 등에서도 깊이 느낄 수 있다.
산을 보존하고 개발한다는 뜻에 따라 이
그 밖에도 공림사, 각연사, 충민사, 정인지
길은 새롭게 단장되어 역사와 기억의 뒷전
묘, 송시열묘, 청안사마소, 도명산 마애불
에서 되살아났다. 그러나 이 길은 예전과는
등 사찰과 각종 문화유산들이 풍성함을 더
다른 모습으로 다듬어지고 고쳐진 길로 거
해준다. 또한 이곳에는 세계에서 1속 1종밖
기에 세워진 말끔한 관문 세 개도 그렇다.
에 없다는 미선나무의 자생지가 세 군데나
그래서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던 예전 사람
있다. 장연면 송덕리와 추점리, 칠성면 율
들의 체취를 진정으로 느낄 수 없는 것이
지리에서 자생하는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
아쉬움으로 남는다.
로 지정되었으며 이른봄 잎을 앞세워 꽃을
괴산은 군 전체의 60%가 임야일 정도로
피우는데 열매의 모양이 마치 부채와 같다.
산지가 많아 농경지 중에서도 밭이 논보다
옛 선비들의 ‘한양 과거 길’로 날아가는
훨씬 넓다. 따라서 이곳 사람들은 밭작물인
새도 쉬어간다는 문경새재, 곧 조령(鳥嶺)
보리, 밀, 수수 따위를 많이 가꾸어 먹는다.
은 험난하기 짝이 없는 고개로 그 옛날 민
이곳의 밭에서는 나라 안에서 으뜸으로 수
초들의 삶과 애환이 점철된 곳으로 연풍면
확량을 내는 잎담배를 포함해서 고추, 인
원풍리에 있다. 충청북도 괴산 땅보다는 문
삼, 마늘, 오이, 감자, 팽이버섯, 송이버섯
경 땅에 걸쳐진 부분이 더 많아서 문경새
같은 농특산물을 많이 재배해 농가소득을
재라고 부르는 이 고개는 경북 문경시와 경
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괴산 청결고추는
계를 이루고 조령삼관문이 있어 예부터 경상
담배와 더불어 괴산의 대표작물로 호평을
도와 충청도를 잇는 관문역할을 해왔다.
받으며 명성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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