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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端午)의 세시풍속
하지만 특히 이 계절의 익모초와 쑥은 특효가 있다고 알려졌다. 익모초란 이름 그대로 산모의 몸에
이롭다고 하며, 또 여름에는 즙을 내서 마시면 입맛이 나고 식욕을 돋운다고 해서 농촌에서 흔히 먹
었다.
싱그러운 초여름의 축제 단오는 누구보다 처녀총각에게 가슴 설레는 날 이었다. 조선시대 유교
관습으로 인한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의 내외(內外)의 예(禮)가 이날만큼은 완화되었다.
완전히 자유스럽지는 않아도 얼굴을 흘낏 쳐다볼 수 있는 기회가 이날은 있었다.
아침이면 새 옷으로 갈아입은 여자들이 그네를 뛰기 위해 나들이를 나선다. 남자들이 힘 자랑을
겨루는 씨름장으로 나가는 길에 오가면서 서로 마주친다. 처녀 총각들은‘옷깃만 스쳐도 인연’
라는 속담을 이때 실행에 옮기고자 애썼다. 저녁이면 모닥불을 켜놓고 벌어지는 탈춤의 향연은 축
제를 흥분으로 몰아넣었다.
이 때 즐기는 대표적인 민속놀이는 그네뛰기와 씨름이었다. 이것은 무더위를 땀으로 식히는 이
열치열(以熱治熱)의 놀이이기도 하다. 그네뛰기는 단오 날 여자들의 놀이로서 정월놀이인 널뛰기
와 함께 여성놀이의 쌍벽을 이룬다.
녹음이 짙은 5월의 거목아래서 울긋불긋 곱게 차려입은 소녀들이 치마폭을 바람에 날리며 하늘
로 치솟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그래서 그네 뛰는 여자의 모습을 반선녀(半仙女)라
고도 했다.
그네는 흔히 여자들의 놀이로 알려져 있지만 남자들도 종종 뛴다. 그네놀이에는 한 사람이 뛰는
외그네 뛰기와 한 그네에 두 사람이 함께 마주 향하여 뛰는 쌍그네, 혹은 맞그네 뛰기가 있다. 그네
는 온몸으로 하늘을 날며 환상적인 곡선의 움직임으로 성적인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남녀가 함께 뛰는 쌍그네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여 유사 성행위를 상징하게 된다.
단오 날 그네뛰기야말로 옛날 부녀자들이 일년 내내 억눌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 볼 수 있는 유
일한 놀이였다. 그래서‘춘향전’
을 비롯한 우리의 고대소설이나 민담에는 그네를 뛰다가 사랑을
맺게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씨름은 오랜 상고시대부터 전해 내려 왔으며, 고구려 고분벽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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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과 지방세 통권 제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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