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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신록을 수놓은 단오(端午) 민속
문화
이날 창포를 캐어다가 물에 넣고 삶아서 그 물로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았다. 머리 결이 윤이
나고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하여 부녀자 뿐 아니라 남자들도 모두 창포물로 머리를 감았다. 또한
여자들은 창포 뿌리를 깎아서 비녀를 만들고 양 끝에 연지로 붉게 칠하고 ‘수복(
壽福)’이란 글자
를 새기어 머리에 꽂기도 하였다. 창포의 독특한 향기가 귀신을 쫓는다고 하며 붉은 색 연지는
벽사(?
邪)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왕가나 상류사회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창포로 술을 빚어 약주로 쓰는 습관이 있었다.
이것이 창포주이다. 조선조 인조 17년 5월 단오일의 기록에 “단오날에 내자시에서 전례에 의하
여 창포주를 진상하고 육조에서는 물선(
物膳)을 진상하려고 하였더니 임금이 가뭄이 매우 심한
데 이런 사치스러운 술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거절하였다”는 기록으로 보아 아주 오래전부터
단오날에 창포주를 복용하던 풍속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단옷날에 왕이 대신들에게 나누어주는 부채를 단오선(
端午扇)이라고 한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단오에 공조(
工曹)에서는 부채를 만들어 바친다고 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감사와 통
제사는 부채를 진상하고 조정에서는 벼슬아치와 각 고을의 수령에게 부채를 선사하였다. 단오
절은 더운 철로 접어드는 계절이므로 긴요하게 쓰일 것을 예상하여 선사품으로 널리 애용되었
다. 동지 때의 책력과 단오절의 부채는 임금이 절기 따라 하사하는 것 중에서도 손꼽히는 것들
이었다.
부채의 용도는 실로 다양하다.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쫓을 뿐만 아니라 햇빛을 가릴 때, 모기
나 파리를 쫓을 때, 혼례식 때와 무당이 굿을 할 때, 무희가 춤을 출 때, 창(
唱)을 부를 때, 또는
대신이 출행할 때에 하인이 들고 대신의 머리 위를 가리는 의식에도 사용한다. 또한 부채의 색깔
도 다양했다. 청색, 황색, 적색, 백색, 흑색 등이 있으나 청색은 신랑이 홍색은 신부가 백색은
상제가 사용했다고 한다. 부채는 전주 남평(
南平)에서 만든 것이 일품이었다. 특히 합죽선(合竹
扇)은 전주의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단옷날이면 익모초나 쑥을 뜯어 말려 두었다가 약으로 사용하는 풍속이 있다. 익모초와 쑥은
한약제로도 사용하지만 특히 단오에 뜯은 익모초와 쑥은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모초
益母草)는 이름 그대로 산모의 몸에 이롭고, 여름에 익모초 즙을 마시면 식욕을 돋우어 준다고
하여 누구나 흔히 사용했다.
또한 단옷날에는 양기가 가장 왕성하여 나쁜 악귀를 쫓는다고 해서 부적을 만들어 문설주에
붙였는데 이를 천중부적, 또는 단오부(
端午符)라고 했다. 관상감(觀象監)에서 주사(朱砂)로 천
중부적(
天中符籍)을 찍어서 대궐안의 임금께 바치면 임금이 이것을 각 대궐에 나누어 주어 문설
주에 붙였다고 한다. 재앙을 미리 막아서 물리친다는 민간 신앙의 한 형식인 부적은 단오의 연례
행사로 시행되면서 우리나라의 곳곳에 널리 퍼졌다.
단옷날에는 그네뛰기, 씨름, 탈춤 등 여러 가지 민속놀이가 흥겹게 펼쳐졌다. 오늘날에도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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