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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 전현철
둘째, 현행법상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재수단으로는 입찰참가자격제한과 과징금부과가 있다.
입찰참가자격제한이 원칙적인 제재수단이고, 과징금부과는 부정당업자의 책임이 경미하거나
또는 입찰참가자격제한으로 유효한 경쟁입찰이 명백히 성립되지 않는 경우에만 가능한 예외적
인 제재수단이다. 제재수단으로서의 과징금부과는 그 부과대상이 제한적이고, 또한 그 금액이
계약금액의 100분의 10 내지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이것이 현
재 부정당업자제재가 입찰참가자격제한 위주로 경직되게 운영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따라서
제재수단으로서 과징금부과가 제대로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 부과대상을 넓히고 금액
의 한도를 상향함으로써 제재수단의 탄력적인 운영을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제재에 갈음하는 대안으로서 자율관리방식(self-governance system)의 도입을 적극 고
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행정협의(administrative agreement)’, 유럽연합의 ‘자
율정화(self-cleaning)’ 등이 그것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행정협의가 제재에 갈음하는 유용
한 대안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한다. 유럽연합에서도 참가제한에 갈음하여 자율정화에 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정협의 또는 자율정화 등은 계약상대자로 하여금 스스로 잘못을 치유
하고 재발방지를 도모하도록 하는 자율적인 관리시스템이다. 부정당업자제재의 궁극적인 목적
은 처벌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계약이행능력을 갖춘 자에 한하여 정부계약의 상대방이 되도
록 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있다. 당사자 간의 합의와 자율성에 기반을 둔 자율관
리방식이 타율적이며 일방적인 강제수단인 제재에 비하여 공공의 이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자율관리방식의 도입과 운영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셋째, 부정당업자제재의 상대방이 법인 또는 단체인 경우에 그 대표자 또는 조합원을 제재
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명시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법률에는 그 근거 규정이
없고 대통령령에서 규정하고 있다. 발제자가 지적하였듯이 부정당업자인 법인 또는 단체와 구
별되는 독립된 권리의무의 주체인 그 대표자나 조합원에게 법률의 근거 없이 제재를 가하는
것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정편의적인 사고의 산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넷째, 부정당업자제재의 효과에 있어서 국가기관의 장이 한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의 효력은
다른 국가기관에도 미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한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의 효력은 모든 지
방자치단체에 미친다. 이에 관하여는 법률에 그 근거 규정이 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의 장
에 의한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의 효력은 국가기관에도 미치고, 국가기관의 장에 의한 입찰참
가자격제한처분의 효력은 국가기관에도 미치지만, 이에 관하여는 법률에 그 근거 규정이 없고
대통령령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법률에 명시적인 근거
규정을 신설하든지 아니면 대통령령의 해당 규정을 삭제하든지 조속히 시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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