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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맛… 장(醬) 이야기
장독에 숯과 붉은 고추, 구운 대추를 넣는
음식이 된다.
것은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는 화학작용이
청국장은 이미 삼국시대부터 먹어 내려
아니라 부정한 요소를 막는 주술작용에서
온 것으로 보이나, 그 장 이름이 청국장(淸
넣는 것이며, 장독 둘레에 붉은 고추와 숯
國醬), 또는 전국장(戰國醬)으로 불려 내린
으로 얽은 금줄의 주술적 효과를 장독 속
것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사들이 군량품
에 그것들을 넣어버림으로써 얻어 보려는
으로 많은 양의 장을 댈 수 없어 콩을 숙
것이었다. 한편으로 고추와 대추는 자손의
성 발효시켜 쓴 연유에서 기인한다.
번창을 뜻하고 있어 집안의 화평과 번성을
우리 민족은 장과 된장을 만드는데 이와
기원하는 바람이 담겨져 있다.
같이 신앙에 가까운 정성을 들였다. 된장은
텁텁한 미각으로 잃었던 밥맛을 되찾게
한국인에게 있어 일종의 내셔널리즘과 결
해주는 청국장은 한겨울의 계절장이다. 콩
부된 한국의 심벌인 것이다. 고려취(高麗
을 무르게 삶아 자배기나 옹배기 같은 그
臭) 곧 한국취(韓國臭)가 ‘된장 냄새’로, 그
릇에 꼭꼭 눌러 담아, 뜨거운 곳에 두꺼운
리고 한국적 표현을 ‘된장 살’로, 한국적 끈
것을 덮어두면, 2～3일 만에 하얗게 실이
기를 ‘된장 힘’으로 표현한 것 등이 모두
생긴다. 여기에 심심하게 소금간을 하고 굵
이 된장과 결부되기 때문이다.
은 고춧가루, 마늘 다진 것을 함께 섞어 절
찬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보도에는 노란
구에서 쿵쿵 찧어 항아리에 담아두고 쓴다.
낙엽들이 흩날리고 있다. 겨울로 접어드는
끈기 있고 독특한 맛과 냄새가 있는 청
절기인 입동(立冬) 무렵이다. 시골집 온돌
국장은 자연 발효로 만들어진 까닭에 영양
방에서 뚝배기에 보글보글 찌개를 끓여주
분이 많고 소화가 잘된다. 청국장을 되직하
시던 어머니의 그 포근한 정과 청국장의
게 풀고, 김장김치, 돼지고기, 두부 등을 넣
그 푸근하고 구수한 맛이 그리워지는 계절
고 끓이면 한겨울의 추위를 막아주는 좋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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