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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기행
)날의 여름 풍속도
강 욱
자유기고가
찌는 듯한 한 여름의 무더위는 예나 지
또 언덕 위에 세워진 정자(亭子)에 가면
금이나 모든 사람들에게 고역을 안겨다 준
그늘도 있고 바람이 있어 여름철 더위를
다. 특히 농부들은 작열하는 태양아래 들에
피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지금도 호남지방
나아가 논을 매고 밭을 매야 했으니 더위
에 가보면 농촌에는 거의 마을마다 모정
란 가히 두려운 존재였다. 논을 맬 때는 서
(茅亭)이 있는데, 농부들이 더위를 피하고
서 허리를 굽히고 작업을 해야 했다. 태양
비도 피하고 들에서 식사할 때에도 사용한
이 등에 쪼이니 ‘농부가(農夫歌)’의 구절대
다목적의 휴식처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로 표현하면 “화로를 등에 업고” 일하는
이야기하고 우정을 나누는 다양한 사교공
셈이며 아래에는 볏 잎이 눈을 찌르니 위
간으로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다.
와 아래에서 협공을 당하는 셈이다. 땀에
여름에는 조석으로 목욕을 해도 땀이 비
젖어 옷은 온통 물에 빠진 사람 같고 한참
오듯 흐른다. 물이 절실히 요구되는 계절이
일을 하다보면 정신이 멍해진다.
다. 가장 손쉬운 피서법으로 적은 양의 물로
그래서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고 더위를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인 탁족(濯足)이
이겨내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에어컨, 선
있다. 찬물을 대야나 큰 그릇에 담고 여기에
풍기 등 냉방하는 기술이 없었던 옛 사람
두발을 넣고 청량(淸凉)하는 방법이다. 발
들은 여름철의 더위를 있는 그대로의 자연
바닥에는 온갖 신경이 민감하게 모여서 우리
환경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가장
몸 전신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손쉬운 방법은 나무 그늘 밑에서 쉬는 일
깊은 산 속의 약수터나 차가운 계류를 찾
이다. 느티나무 등 큰 나무는 그늘이 두터
아가 발을 담그면서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워서 햇볕을 막아주고 또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한편 옛날 냇가에 갈 수 없었던 여
모여 얘기를 나누니까 더위를 잊을 수 있다.
인들은 우물물을 길어다가 어두운 밤에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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