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72페이지

병원엘 다녀온 마누라는 생글거리는 웃
보냈다. 김부장이 머뭇거리면서 쉽게 말을
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꺼내지 못하자, 의사는 이제야 알겠다는 듯
“당신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피로와
이 얼굴에 웃음을 지면서 말했다.
스트레스가 쌓여 일시적으로 의욕상실 증
“부인께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검진 결
세가 나타난 것이래요. 마음을 편안하게 갖
과 모든 게 정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고 영양관리에도 좀 신경을 쓰면 곧 괜찮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에서 일하시는
아진다고 했어요.”
관계로, 그 동안의 피로가 누적되어 발생한
하지만 김부장은 마누라가 대신 알아보
일시적인 의욕상실증이라고 하겠습니다. 너
고 온 결과를 그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
무 걱정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지나
혹시 무슨 불치의 병에 걸렸는데도, 마누
친 신경과민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사
라는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거
실을 명심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짓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의사는 김부장이 믿을 수 있도록 검진
의심이 일었다. 의사와 짜고서 하는 말로
결과를 소상하게 설명해 주기까지 하였다.
여겨지기까지 하였다.
의사를 만나보고 병원문을 나서는 김부
그런 생각을 하자 더욱 불안해지는 김부
장이었다.
그는 속으로,
그는 어느 날, 꿈 속에서 자신이 암에 걸
‘어쩌면 내가 너무나도 신경과민이었을지
려 쓰러지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도 몰라. 괜히 없는 병을 만들어서 혼자 앓
‘그래, 틀림없어. 난 분명 무슨 암에 걸린
고 있었던 것일지도… 그래, 이제부터는 보
걸 거야. 그것도 길어봐야 1년, 아니 몇 달
다 밝은 쪽으로, 희망적인 쪽으로 생각을
밖에는 살 수 없는 중증의 상태일지도 몰
하기로 하자. 아이들이 커나가려면, 아직도
라…! 고얀 것들 같으니, 그런 식으로 나를
많은 세월들이 걸려야 할 테니까…!’
속이려 들다니…!’
김부장은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김부장은 그 후로도 계속해서 일에 대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을
의욕이며 생활의 활력을 잃어 가고 있었다.
향해 걸어갔다.
그는 마침내, 자신이 직접 가서 진단 결
상서로운 징조일까. 오늘따라 가로수의
과를 확인해 봐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어
나뭇잎들이 한층 더 푸른 빛깔로 비춰져
느 날 그는 혼자 병원을 찾아 갔다.
보였다.
담당 의사는 얼마 전에 부인께서 결과를알
한줄기의 소나기가 뿌리고 지나간 상큼
아보고 가지 않았느냐면서 의아한 눈길을
한 여름날 오후였다.
－174 －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