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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기행
겨울밤 화롯가의 추억
강 욱
자유기고가
눈보라가 무섭게 휘몰아치는 겨울밤. 온
때기가 편리하게 되었지만 지금부터 70년
돌방 한 가운데에 화로를 놓고 그 둘레에
전만 해도 그러한 문명의 이기(利器)는 없
온 가족들이 둘러앉아 오순도순 아기자기
었다. 그래서 차돌이나 쇠붙이로 마찰해서
하게 정담을 나누던 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그 불똥으로 약쑥이나 솜 같은 데에 불을
우리는 그 시절의 모습에서 삶의 보람을
붙여 담배를 태우든가 아궁이에 나무를 지
느끼며 끝없는 행복감을 가지게 된다. 거기
펴 불을 일으켰다.
에는 가족간의 대화의 문이 열리고, 가족간
또한 나무를 때 숯불이 된 것을 화로에
의 화목이 이루어져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
잘 담아 다독거려 두었다가 나중에 화로속
이 이룩되는 것이다.
의 불씨 한 덩어리를 아궁이의 나무 속에
한국인이면 누구나 따끈따끈한 온돌 바
넣어 불을 일으켜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닥과 따듯한 화로의 정서를 잊지 못하고
음식을 만들었던 것이다. 화로에는 나무를
있다. 활활 타서 금방 식는 현대식 난방 시
땐 숯불이 항상 남아 있고 필요한 때에 썼
설보다 은근히 항상 따스함을 지닌 화로와
으므로 ‘불씨’란 이름이 붙었다.
그 주위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일들이 무
옛날에는 여자가 시집 갈 때, 친정어머니
척 그립다.
가 조그만 화로나 질그릇에 불씨를 몇 덩
화로는 우리 인류가 불을 쓰기 시작한
이 고이 묻어 주며, “평생 꺼지지 않게 불
아득한 옛날부터 만들어 사용해온 가정의
씨를 살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때는 불
요긴한 그릇이며 기구다. 화로는 불씨의 근
을 마음대로 피울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
원지요 보관소였다. 지금은 전기, 가스, 성
화로의 불씨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이
냥, 라이터 같은 것이 있어 불 켜기와 불
다. 물론 화로의 불씨는 시간이 지나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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