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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영청 밝은 달, 정다운 한가위
떡을 빚어 나눠 먹었다고 해서 “일 년 열두 달 삼백 육십 오일 더도 말고 덜도 말
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도 생겼다.
추석 명절은 이러한 풍요로움 속에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다양한 행사와 풍속이
펼쳐졌다. 추석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새 옷을 갈아입고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과
햇과일을 차려놓고 조상께 차례(茶禮)를 지낸 후에, 자손들을 이끌고 조상의 산소를
찾아 성묘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전통적 효(孝)의 정신이며 아름다운 풍속의 자취
이와 함께 한식(寒食) 때 손질한 이후 여름철 내내 풀로 무성한 묘소를 벌초(伐草)
함으로써 겨울을 잘 지낼 수 있도록 하였다. 성묘를 하고 온 가족이 옹기종기 산소
에 둘러앉아 생전에 있었던 조상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한 폭의 민속화(民俗
畵) 같은 풍경이다.
설에는 옷을 얻어 입고 한가위에는 먹을 것을 얻어먹는다는 우리나라의 옛 속담
이 있다. 하도 먹을 것이 많은 탓인지 한가위를 대표하는 음식을 꼽기란 쉽지 않은
일이나, 《동국세시기》에는 송편, 시루떡, 인절미, 밤단자를 시절음식으로 꼽았다.
역시 송편이 대표적인 추석음식이다. 수확 철보다 이르게 익은 올벼를 베어다가
찧어 오레쌀을 만들고 이것으로 송편을 빚는다. 쑥, 소나무 속껍질인 송기, 치자,
대추 등을 다지거나 물을 우려내 송편의 고운 색을 내고 송편의 소(송편이나 만두
에 넣는 속)는 거피팥, 햇녹두, 청대콩, 햇밤 등을 넣어 맛을 낸다.
송편을 달떡이라고도 한다. 달의 모양처럼 둥그렇게 빚기도 하고 반달 모양으로
빚기도 하는 것이다. 전하는 말로는 송편을 예쁘게 잘 빚어야 시집을 잘 간다고 하
여, 여성들은 예쁜 손자국을 내며 반원형의 송편에 꿀, 밤, 깨, 콩 등을 넣어 정성
껏 만들었다.
솔잎을 총총히 까는 것은 찰 진 송편이 붙지 않게 한 것이지만, 송편에 적당한
무늬를 새기기도 해 시각적인 멋도 가미한 것이다. 솔잎의 향긋한 내음과 송편 속
의 달고 고소한 맛은 천하의 일품이다. 그래서 추석 때 그 맛에 겨워 과음 과식하
여 배탈나는 사람도 많다.
즐겁고 신나는 날이 아니랄까 추석에는 친정 나들이가 있었다. 지금은 추석 뒤에
친정에 가서 놀다 오게 하지만, 옛날 엄하던 시집살이 시절에는 일년에 한번 친정
에 갈 수 있는 날이 바로 한가위였던 것이다.
친정에서는 사위와 딸을 위해 햇토란으로 토란국을 끓이고 표고, 송이, 능이, 느
타리, 목이 같은 갖가지 버섯으로 버섯요리도 만든다. 무와 호박을 섞어 시루떡을
하기도 하고 햇밤으로 만든 단자나 햇배로 만든 배수정과라 하여 곶감 대신 배를
한국지방재정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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