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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속 문 화
산 에 불을 질렀다. 결국 개자추는 늙은 홀어머니와 함께 버드나무 아래서 타죽었다.
그 후 그를 애도하는 뜻에서, 또 타죽은 사람에게 더운밥을 주는 것은 도의에 어긋
난다 하여 불을 금하고 찬 음식을 먹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이 날은 버드나무를
대문에 꽂기도 하고, 개자추의 죽음을 아파하여 불을 쓰지 않고 찬밥을 먹으니 냉절
이라고 한 것이다.
한식날 하면 분명 연상되는 것이 있다. 바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풍습이다. 이는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신라
때부터 한식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즉 한식날을 명절 중의 명절로 삼아 관리들에
게 성묘를 하도록 휴가를 주었을 뿐 아니라, 이 날만은 어떠한 죄수에게도 형을 집행
하지 않도록 금지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한식날이면 예로부터 투계(닭싸움), 타구(공치기), 그네뛰기 같은 집
밖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오락을 즐기곤 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고려 때
와 이조 초기에는 한식날 조정에서 큰 잔치를 베풀고 봄 놀이도 하여 이 날만은 즐겁
게 지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차츰 이런 관습이 사라지고, 다만 성묘를 하는 날
로서의 풍습만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내려왔다.
옛 우리의 각 가정에서는 한식날에는 헤어졌던 온 가족이 모여 술과 과일, 나물,
떡, 어육 따위의 음식을 마련하여 조상의 묘를 찾아가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이 날,
낫을 보에 싸 가지고 가서 산소 근처의 풀을 베고 잔디를 입히고 산소를 말끔히 다듬
었다. 이렇게 풀을 베고 묘지를 다듬는 일을 개사초라고 한다. 그러나 한식이 3월에
들면 개사초를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식은 농경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발점이었다. 농가에서는 청명(淸明) 날부터 비로
소 춘경이 시작돼 이 날부터 채마전에 씨를 뿌리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또한 한식날
은 군신백성이 일체감을 느끼는 날이기도 했다. 임금이 청명 날 나눠준 불이 신하와
각 고을 수령에게, 다시 수령이 백성에게 나누어주었다. '찬밥신세'라 불리는 이 습속
은 온 나라의 마음을 밝히는 불이었다.
제주도에서는 어민들이 문 앞에 제상을 차려 놓고 그 해의 풍어를 비는 풍습이 있
었고, 황해도 지방에서는 논의 샘물 나오는 곳이나 밭의 돌담에 밥을 해 가지고 가서
'둑직이'에게 제를 지내기도 했다.
'둑직이'는 논이나 밭에 있는 큰 구렁이를 말한다. 구렁이는 일반 농가에서도 ‘업
구렁이'라 하여 집안의 살림살이, 즉 재물을 늘려주는 동물로 여기기도 한다. 이는 구
렁이가 곡식을 저장해 두는 곡간에서 그 곡식을 축내는 쥐들을 잡아먹어 결과적으로
곡식을 지켜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논이나 밭에서 구렁이를 '둑직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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