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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 이야기
여자들은 열 살도 되기 전에 길쌈을 익혀 평생 숙명처럼 베틀과 씨름해야 했다. 그
래서 그 고달픔을 잊고 태만을 경계하기 위하여 길쌈을 하며‘삼삼기 노래’,‘물레
타령’,‘베틀가’같은 노래를 지어 불렀다.
추야공산 긴긴밤을 전지바탕 마주보며
무릎비벼 삼은모시 서울님을 줄것인가
오동잎이 우러댈때 감골낭군 줄것인가
편지왔네 편지왔네 강남낭군 편지왔네
한손으로 받아들고 두손으로 펼쳐보니
씨앗죽은 편지여라 올타고년 잘죽었다
고기반찬 비리드니 소금반찬 고솝구라
꾸리꾸리 모시꾸리 박달나무 쇠망친가
오미상큼 감긴꾸리 삼천리를 열번간다
한산지방에 전해오는‘저산팔읍(苧産八邑) 길쌈놀이’에서 여인네들이 밤새워 모시
꾸리감기를 할 때 부른 노래로 신세한탄이 절절이 배어있다.
모시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충남 서천의 한산(韓山)에서는 매년 5월 초순‘한산모시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 모시 축제는 전국 18대 관광문화제의 하나로 국제적인
전통 문화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까지도 한산 세모시가 가장 섬세하고 정교한 빛깔을 자랑한다. 한산은 국내
에서 유일하게 모시의 명맥을 이어온 고장으로 매 5일 마다 모시 새벽시장이 형성돼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새벽 안개 속에서 촛불로 모시의 진품을 가
리는 시골 장터 모습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모시 중에서도 세모시는 예로부터 비단보다 더 비싸고 귀한 옷감이다. 남자의 고의
적삼, 조끼, 두루마기와 여인의 치마, 적삼, 두루마기 감으로 사용되었다. 곱게 짠 모
시로 만든 저고리는 속이 비칠 듯하며 옷감의 결에 따라 독특한 무늬가 나타나는데
이 아른거리는 무늬에는 모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모시에 얽힌 이야기도 많다. 여자에게 화냥기가 있을 때‘세모시 고쟁이’라고 빗
댄다. 세모시는 고울수록 살빛을 많이 투과시킨다. 그 하얀 세모시 올올이 배어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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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재정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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