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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속 문 화
는 살색이 사내들의 눈매를 끌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후한(後漢) 때의 후궁
들은 잠옷을 이 잠자리 나래 같이 투명도가 심한 세모시로 만들어 입었으며 투과된
살색으로 황제(皇帝)를 홀렸던 것이다.
어찌 보면 옛 부녀자들의 노출 선망이 모시를 통해서 성취되었다고 하겠다. 그래서
점잖은 집 부녀자는 약간 노리끼한 살색 모시는 야하다 하여 기피하는 성향이 있었다
고 한다. 알몸에 맞춰 입으면 화냥기의 빛깔로 인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느 모
시보다 필당 세 곱이나 비싼 값인 살색 모시의 수요층은 주로 기방(妓房) 이었다고
한다.
모시의 원료인 저마(苧麻)는 껍질을 벗겨 모시를 짜는 용도 이외에도 민속에서 여
러 가지로 이용되고 있다. 흉년이 들었을 때 그 잎을 쪄먹기도 하는 구황식(救荒食)
이기도 하였으며 민간요법의 약제로도 널리 쓰여 왔다. 저마의 잎은 피를 멎게 하는
지혈성분이 있다 해서 음력 5월 5일에 그 잎을 따서 음지에서 말린 다음 가루를 내
어 먹거나 밀가루에 짓이겨 단자를 만들어 놓고도 먹는다. 다친 사람, 멍든 데, 내출
혈에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마 잎을 말려 임산부의 벼갯속을 하면 산후의 출혈을 막아주고 복통이 멎
는다 하여 주술(呪術)적으로도 이용했다. 또한 누에(蠶)에게 물려 독이 올랐을 때도
저마를 즙내어 마시면 낫는 다고 한다. 저마와 누에는 상극으로 알려졌으며 만약 누
에치는 잠실 옆에 저마를 심으면 전혀 누에가 되지 않는다고도 알려졌다.
한여름에 잘 다듬어진 모시 한복을 차려 입은 여인의 모습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이 기품 있고 단아한 멋이 풍긴다. 그리고 옷을 입은 사람은 깔깔하고 시원한 모시
덕분에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 이와 같이 모시는 기능과 아름다움이 모두 뛰어나 지
금까지도 사람들이 모두 귀하게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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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Local Finance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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